컬렉터에서 아티스트로 변신한 김창일 아라리오 회장
2013-08-08 Period [매일경제 8월 4일]
   



 

아티스트가 명성을 얻어 컬렉터가 되는 경우는 많지만 반대의 경우는 흔치 않다. 아니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.

예술과 비즈니스의 세계는 엄연히 다른 물이다. 그런데 이 남자는 온도가 현격히 다른 두 바다를 수시로 넘나든다. 

아니 정확히 말하면 세 가지 세계다. 하나는 사업가이자 컬렉터로서, 또 하나는 갤러리 대표로서, 마지막은 작가로서다. 

천안 신세계백화점과 갤러리,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김창일 아라리오 회장(예명 씨킴ㆍ62)이다.

천안 아라리오갤러리에서 7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그를 만나 왜 예술을 하는지 물었다. 

"본능이죠. 스물여덟 살 처음으로 미술품을 샀던 것처럼…." 

그는 사실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컬렉터다. 지난해에도 아트뉴스가 선정한 전 세계 파워 컬렉터 200인에

이름을 올렸다. 소장품은 7000여 점. 이 가운데 데이미언 허스트, 시그마 폴케, 트레이시 에민과 동남아

작가 작품들을 다수 소장한 것으로 유명하다. 

"사업가가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손가락질을 받았어요. 너무 힘들었죠. 저 스스로도 위선자가 아닐까 고민했어요.

그런데 어느 날 아티스트가 되고 나서 비즈니스맨이나 컬렉터도 하나의 퍼포먼스가 아닐까 생각하게 됐지요.

어느 순간 모든 게 예술로 수렴되면서 마음이 편안해졌어요." 

그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1999년, 그의 나이 40대 후반이었다. 
쉰줄에 접어든 2002년 첫 개인전부터 `씨킴(CI KIM)`이라는 예명을 썼으니 이제 데뷔한 지 10여 년이 지난 셈이다.

처음에는 주변에서 "얼마나 가겠느냐"며 수군거렸지만 이제는 "나도 그림을 그리고 싶다"고 부러워한다고 한다. 

그의 예술세계는 팝아트 선상에 놓여 있다. 제주도에서 주워 온 나무와 밧줄, 폐품들에 온기를 불어넣는가 하면

눈이 세 개, 입이 세 개인 자화상 시리즈, 에드거 앨런 포를 그린 캔버스에 토마토를 던져 부패되는 과정을

그린 캔버스 작업까지 다양하다. 

"아트는 인내심이 중요하지만 비즈니스 세계는 즉각적인 결과물을 원하죠. 그런데 제가 이 둘을 해보니

오늘날 최고경영자(CEO)들은 아트나 디자인을 모르면 점점 경영이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." 

수천 점의 작품을 사본 그지만 자신의 작품은 몇 점을 팔았을까.

"미술관에서는 몇 점 사갔지만 개인들에게는 팔지 않습니다. 아직은 좀…." 머리를 긁적이며 그는 멋쩍게 웃었다.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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